자본주의 세상에 살면서 왜 자본을 축적해야 하는지는 지난 글에서 이미 이야기한 바 있다. 하지만 자본소득이라고 해도 그 종류는 실로 다양해서 증권, 채권, 현물, 부동산, 저축(은 쓰고싶지 않지만) 등 많은 종류가 있다. 무엇을 선택하든 '정답'은 없고 자기 성향과 호불호에 따라 좋은 수단을 한개, 혹은 여러개를 동시에 사용해 자신의 자본을 불려나가게 될 텐데 나의 입장에서 왜 부동산이 좋은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

1. 레버리지, 그리고 전세
대한민국에만 있는 특이한 주거형태가 있다. 바로 전세다. 증권이든 현물이든 무엇이든 레버리지를 일으키면(i.e. 돈을 꾸면) 이자를 내야 하지만 전세는 그렇지 않다. 증권은 내가  보유하면서 동시에 이를 빌려줘서 내 레버리지의 이자를 벌충할 수 없지만 집은 다르다는 뜻이고 이는 곧 예상 투자수익 대비 지출비용의 최소화를 모색할 수 있다는 뜻이다.

2. 무서운 경쟁자의 부재
자본시장 역시 시장이고 그 시장에는 항상 경쟁자가 존재한다. 일반인들이 재테크를 생각할때 가장 먼저 떠올릴 주식과 부동산을 '경쟁자'란 측면에서 비교해보자. 

주식투자에는 무서운 경쟁자가 존재한다. 바로 기관과 외국인이다. 개인 투자자가 같은 시장에서 어떻게든 투자수익을 얻고자 발버둥치지만 정보량에서 드라마틱한 차이를 보이는 이 두 경쟁자를 이기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에 비해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엔 전문화된 기업이 참여하고 있지 않다. 이 역시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제도인 전세 때문인데 전세란 제도가 존재하다보니 집 가격 대비 월세 비용 비율이 다른 국가 대비 아주 많이 낮기 때문이다. 사업체를 운영해 본 사람은 다 알겠지만 사업에서 시세차익보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현금흐름인데 투자비용 대비 현금 흐름이 작기 때문에 기업이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부동산은 사는(buy) 것이기도 하지만 사는(live) 곳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싫든 좋든, 전세든 월세든 자가든 이 시장의 참여자라는 뜻이다. 주식시장의 참여자는 기관과 외국인은 말할것도 없고 나같은 개미도 엄청나게 준비하고 공부하며 들어온다. 경쟁자들이 하나같이 버겁다는 뜻이다. 부동산을 생각해보자. 깨어있는 시간 내내 부동산만 생각하는 사람이 이 시장 참여자 대비 몇명이나 있을까? 투자자도 아니고 실수요자들이 말이다.

정리해보자, 이기기 정말 어려운 무서운 경쟁자들 틈바구니에서 제일 약한 경쟁자도 나만한 시장에서 싸우는 것과 주식시장 대비 다 고만고만한 경쟁자들과 완전 초짜들을 상대로 싸우는 것. 뭐가 더 쉬울까? 어떤 시장에 진입해야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늘어날까?

자원은 제한되어 있고 그 한정된 자원을 얻기 위해 우리는 싸운다. 싸울때는 상대의 역량을 파악해야 한다. 손자병법에서 제일 중요한 구절은 '이기고 나서 싸운다.'라는 말이다. 나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들이 수백명 단위로 힘을 합쳐 움직이는 기관과 싸우는 것과 나같은 길거리 장삼이사만 상대하며 싸우는 것(심지어 그 장삼이사중 일부는 경제에 당위를 들이대가며 정작 공부는 절대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뭐가 생존 가능성이 높을까? 선택은 여러분의 자유다. 

우리는 공산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 세상에 살고 있다. 자본주의의 정의야 뭐 유명한 학자들 의견 다 포함해서 각양각색의 정의를 내릴 수 있겠지만 난 자본주의의 정의를 이렇게 내린다. ​

<"자본"이 천상천하유아독존인 세상> ​

소득을 크게 나누어 자본소득과 노동소득으로 나누고 그게 이러네 저러네 떠들어대지만 돈을 버는 수단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결국 똑같다. 각종 매체니 정치인들이니 하는 족속들이 노동소득이 신성하고 자본소득은 무슨 불로소득이니 뭐니 떠들어대곤 하는데 그런 헛소리에 신경쓰지 말라는 뜻이다. 아주 시니컬하게 말해볼까? 왜 매체에서 저런 말을 떠들어대는줄 아나? 개나 소나 다 자본소득이 좋다는걸 알게 되고 그 자본소득을 얻기 위해 노력하게 되면 편하게 자본소득으로 먹고사는 부류들의 경쟁자가 늘어나고, 그 자본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이 일을 '시킬'사람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

자본소득이 자본을 매개로 하여 추가적인 소득을 올리는 것이라면 노동소득 역시 결국 "내 몸뚱아리"라는 자본을 사용해 소득을 올리는 것이다. 우리가 소득을 얻는 방법을 노동소득에서 자본소득의 형태로 하루라도 빨리 변화시켜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은 누구나 늙고 내 몸이라는 자본은 언젠가는 낡고 고장난다. 평생 노동소득에만 의지해 온 사람이 그 노동의 바탕인 "내 몸"이란 자본이 망가지게 되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는 말이다. ​

물론 금수저가 아닌 이상 사회생활 시작하자 마자 자본소득을 올릴 수는 없다. 누구든 다 처음엔 노동소득으로 자본을 만든다. 빠르게 노동소득으로 자본을 만들고, 그 자본을 어떻게든 노력해서 불려 나가자. 자본축적의 극 초창기가 아닌 한 "세상에서 제일 바보같은 재테크는 저축이다"라는 말도 명심하면 좋고.

 

#투자가불로소득라는말

#믿으면

#인생이피곤해짐

#몸쓰는거만노동이아니라구

하루가 멀다하고 부동산 대책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과연, 그 부동산 대책들이 실제 부동산 거래 가격에 어느정도나 영향을 미쳤을까 궁금해져서 KB 월간시계열(서울)데이터를 그래프로 그리고 그 위에 역대 부동산 정책들이 발표된 날짜들을 적어본 후 대책이 실제 가격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 관찰해봤다. 빨간색이 억제정책, 보라색이 지원정책이라고 보면 될듯.  ​

전체적으로 보면 부동산 가격이라는건 길게 보면 무조건 우상향, 그리고 정책이 영향을 미친다기보다는 수요공급, 그리고 심리가 영향을 미친다는걸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짧게 보자면 당연히 부동산 대책이 영향을 미친다고 봐도 되겠지만 그 약발이 유지되는 기간이 길다고는 볼 수 없으니 속된말로 그냥 존버 하면 된다는것. ​

부동산 칼럼니스트인 아기곰님이 모 인터뷰에서 한 말이 있다. 

"저는 부동산에서 손해본적이 한번도 없어요." 
"아니 어떻게 그럴수가 있죠?" 
"떨어지면 다시 오를때까지 들고 있으면 됩니다." 

얼핏 들으면 말도 안되는 소리같지만 진짜 고수가 이런 말을 한다. 부동산은 결국 땅을 사는 것이고 그 땅이란 객체는 근본적으로 유한하기 때문이다. 실물화폐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근본적으로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걸 명심해야 할 듯. 

 

#부동산대책


 

 

[집코노미TV] 망하기 싫다면…월세가 최고, 집 매입이 최악

▶구민기 기자 안녕하세요 집코노미TV입니다. 오늘은 특별한 분 모셨습니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모셨습니다. 부동산과 주식 관련한 얘기를 좀 해보고 싶은데요. 대표님께서 한국의 금융

news.naver.com

웹서핑을 하다 정말 기가막힌 제목을 보았습니다. 월세살면서 주식투자를 하라,,,,,,흠...,,, ​

저분 주식쪽에서 실력있고 유명하신 분이라고들 합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자산운용사 대표를 하고 있다는데 참 저 제목은 암만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안가네요. 뭐 미국이면 뭐 여러 의미로 틀리다고만 할 건 아닐수도 있어요. 미국이야 워낙 땅떵이도 넓고 조금만 근교로 나가도 뭐 집값상승이라는거만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을수도 있죠. 근데 전세제도 있고, 수도권이란 거대도시권역이 있고, 거기에 외부 요인에 아주 취약한 경제구조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저런 말을 한다는게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자 생각해보자구요. 수도권이나 광역시만 해도 나라 망하지 않는 한 절대 그럴일 없습니다만 뭐 집은 최악의 경우 땅이라도 남습니다. 보통은 경제위기 맞아봤자 입지 기본만 하는 곳이면 몇년 지나면 회복되죠. 근데 기업은? 저런 분들 특징이 자꾸 장투 이야기하는건데요. 그러면서 지겹게도 드는 예가 삼성전자입니다. 아니 삼성전자 장투했으면 성공하는거 누가 모르나요? 근데 해당 시기에 잘나가는 기업이 삼성전자만 있었을까요? 단적으로 삼성 아니고 옛날에 대우전자 샀으면 그주식 지금 남아는 있나요? KT주식은 어떨까요? 누가 뭐래도 KT 좋은회사죠? 근데 5년전에 KT샀으면 이익을 봤을까요 손해를 봤을까요? (5년 전에 집을 샀다면...이하생략) 미국 주식요? 미국 야후도 한때는 잘나갔었어요. 지금 야후 이름은 남아 있나요? 주식도 당연히 길게보면 우상향이지만 망하면 휴지조각이고 안 망해도 기업 죽쑤면 머리 터집니다.

 

구글에서 최대 구간으로 KT주식가격 변화 추이 그래프 캡쳐했습니다

주식하는 분들을 폄하하거나 하는게 절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 헷지용으로 좋은 입지에 자가 마련한 후 주식투자하는걸 나쁘다고 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부동산이 주력인 저 역시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항상 염두에 두고 있구요. 당장 제 주변의 주식투자자들도 정말 많이 공부하고 대비하며 투자합니다. 부동산 대비 주식이 유리한점도 분명 있고요.

하지만 자신이 자산운용사 대표라고 저런 말을 하는건 솔직히 말하면 참.....암만 과장해서 말하려고 했다 쳐도 기가 막히네요. 경제 공부를 그렇게 강조하시는 분이 자기 입으로 저런 말을 하는게 저는 정말 이해가 안 갑니다. 제가 경제를 몰라서 그러는걸까요? 정작 저런 말 하는 본인은 미국에서 월세 살고 있을까요? 뭐 우리나라에서야 월세살수도 있겠죠. 법인으로 비용처리하면 그만이니. 저 자산운용사는 해외에서 리츠에 투자 안 했을까요? 저분 최근 5년간 운용수익이 마이너스라고 들은거같은데 5년 전에 집을 샀다면 어땠을까요? 이런 분이 금융 문맹률을 운운하다니 내 참. 어이가 없네요.

이 블로그 오실 분들은 그러실 분들 없겠죠. 하지만 혹시나, 만에 하나라도, 집 팔고 전세금 뺀 뒤 월세 가서 투자금 만들어 주식하실 분은 없기를 정말 정말 바랍니다. 인생 망해요.

#부동산 #주식 #최소한살집은마련하세요

#존리

원래 글쓰기를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제 직업이나 부동산분야와는 전혀 상관없는 두어가지 분야의 칼럼니스트로서 일간신문이나 여러 웹진등에 칼럼을 기재하기도 했었죠. 해당 분야들은 다 제가 최소 5년에서 최대 15년 이상 관심을 가졌던 분야라 글을 쓰는데 있어 자신감도 있었고, 읽는 분들도 많이들 좋아해 주셨습니다.  ​

하지만 재테크, 특히 부동산 분야는 좀 달랐죠. 관심을 가진지 겨우 5년 남짓이고 최초의 '투자'용 물건을 구입한게 겨우 4년정도 전입니다. 공부도 투자도 그 기간동안 정말 미친듯이 해온건 사실이지만 이런 이야기를 외부에 공개할 생각은 정말 전혀 없었죠. 내가 뭐라고, 뭘 얼마나 많이 안다고 남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나, 그리 생각했었습니다.  ​

그런 제가 이곳에 글을 써보려 결심한 건 집에서 쉬면서 우연히 본 신사임당님의 유튜브 콘텐츠중 하나때문이었습니다. 

"딱 한걸음 앞선 사람이 해주는 이야기가 그 한걸음 뒤에 있는 사람에겐 가장 도움이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같은분이 설사 나에게 강의해준들 그게 나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냐."

머리를 맞은것 같았죠.

그동안 서울과 수도권의 재건축/재개발, 거기에 분양권, 지방 갭투자등등등 이것 저것 투자해왔고  덕분에 순자산도 조금 늘어나긴 했습니다만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정말 운이 좋았을 뿐 투자할 당시에는 뭐 많이 알아서 한것도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그냥 몇년간 궁리하고 궁리하다 보니 운 좋게 시기를 놓치지 않았던것 뿐이죠. 뭐, 일천한 경험입니다만 그거라도 나누다 보면 이제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겐 오히려 수준이 고만고만해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뭣보다 딱 10여년 전, ㅅㄷㅇ같은 사람에게 속아 휘둘리며 그 좋은 기회 다 놓치고 나서 정신차리고 보니 같이 사회생활 시작한 친구들에 비해 자산이 1/2으로 쪼그라들었다는걸 깨달았을때의 그 좌절(아 물론 지금은 그럭저럭 역전은 했습니다만...), 나 자신에 대한 자괴감, 그런 비참한 느낌을 몇년 후 나처럼 느끼게 될 분들의 숫자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었어요. 



구피생이님이 쓰신 칼럼중 아직도 기억나는 칼럼이 하나 있습니다. "모두가 기분이 나쁘다."라는 칼럼이죠. 바쁜 생활속에 파묻혀 어? 어? 어? 하다 보니 이번 상승기를 놓쳐서 기분이 나쁜, 앞서가는건 바라지도 않고 어떻게든 중간은 가려고,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분들에게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시행착오를 줄여들일 수 있다면 정말 많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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